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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정래, 민족분단의 대 서사시 <태백산맥>

젓송아지 2010. 1. 5. 21:42

깊은 사색을 위한 클래식 - ... - 교향곡 제9번 [신세계] 제2악장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민족분단의 대 서사시 「태백산맥」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은 여순사건이 있었던 1948년 늦가을 벌교 포구를 배경으로 제석산 자락에 자리 잡은 현부자네 제각부근에서부터 시작하여 빨치산 토벌작전이 끝나가던 1953년 늦은 가을 어느날까지 우리민족이 겪었던 아픈 과거를 반추해 내고 있다.


「태백산맥」이라는 제목이 갖는 의미는 한반도의 척추로써 남북으로 잘린 허리를 말하며 이는 곧 민족 분단을 한마디로 상징하고 있다. 소설의 서막부터 묽은 어둠의 장막에 가려진 새벽 풍경을 묘사함으로써 수많은 죽음과 희생을 예고하는 한편으로 사멸의 결말을 암시하면서 벌교라고 하는 자그마한 지역을 중심으로 270여명의 등장인물들이 이념의 대립과 다양한 모습으로 불행했던 한 시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소설의 중심 공간이 된 벌교는 작가 조정래가 유·소년시절을 보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곳임은 이미 언급하였다. 조정래는 그의 전반기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상상력에 의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보고 들었던, 다시 말하자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엮어간 것으로 보여 진다.


원고지 15,700여 매, 「한의 모닥불」, 「민중의 불꽃」, 「분단과 전쟁」, 「전쟁과 분단」 등 4부작 10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1983년 9월부터 월간지 현대문학에 연재되기 시작해 1986년 제1부 3권을 단행본으로 출간한데 이어 1987년 제2부 2권이 출간되었고 1988년 제3부 2권, 1989년 제4부 3권이 출간됨으로써 전 10권이 완간 되었다.


소설 「태백산맥」은 첫 연재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분단으로 인한 냉전 상황이 극한에 도달해 있던 시기에 분단이라는 예민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태백산맥」은 그 구성(plot)에서 두 가지의 특성을 지닌다.


1948년 10월 이른바 여·순 사건을 앞둔 어느 날 미명에 햇솜 같은 흰 꽃의 무리를 이루고 있는 갈대밭의 풍경으로부터 시작해서 1953년 잔비 토벌이 끝나가던 늦은 가을 어느 날 새벽에 갈대가 누렇게 변한 벌교의 포구를 배경으로 막을 내린다. 5년에 걸친 긴 비극을 마치 하룻밤 사이에 우리들 주변에서 있었던 악몽인양 착각하게 만드는데 이 점이 바로 시간적 구성의 특색이다.


다른 또 하나는 공간적 구성의 특징으로써 「태백산맥」을 「아리랑」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아리랑」은 1890년대 김제, 군산, 만경을 배경으로 시작하여 그 무대가 하와이, 러시아, 중앙아시아, 일본 등 세계로 넓혀 전개되다가 1945년 우리나라가 광복을 찾으면서 여러 무대에서 각각 끝을 맺는데 반해, 「태백산맥」은 벌교에서 시작하여 만주, 서울, 부산, 강원도까지 배경이 넓혀지지만 소설의 중심공간은 항상 벌교라는 제한된 공간에 두고 있고 결국 벌교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다.


「태백산맥」은 짙은 전라도 지방, 그 가운데에서도 남도의 사투리와 적나라한 육담이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들이 앞 다투어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였지만 「태백산맥」처럼 사실감 있게 묘사한 소설은 없었다. 또 어떤 독자들은 ‘포르노 소설이라고 할 지경이다’말할 정도의 거친 육담은 ‘그냥 외설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독자들의 평이다. 그 것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삶과 어우러져 당시 기층민중들의 문화로 설명되고 또한 그렇게 이해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태백산맥」에서 우리 민족의 분단원인을 두 가지로 말한다.


그 하나는 일제 36년의 치욕을 겪으면서 내선일체를 외치고 황국성전에 참여하자며 학병, 노무자, 정신대를 징용하기에 앞장섰던 친일 경찰을 포함한 일제의 청산에 실패한 점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주계층과 소작농민들 간의 뿌리 깊은 갈등에 두고 있다. 벌교지방의 농민은 전체 주민의 8할에 달하고 대부분이 몇 안 되는 지주에게 매달려있는 소작인들이다. 그 소작인들은 광복이후 정부의 토지개혁정책에 크게 기대를 걸었지만 농지개혁은 늦어지고 지주들은 농지를 편법으로 처분하려든다. 울분을 느낀 소작인들은 그런 지주에게 보복을 하지만 세상은 소작인들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결국 소작인들이 좋은 세상이 온다는 감언이설을 믿고 입산해 빨치산이 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술도가 주인으로 등장하는 정현동이다. 정현동은 농지개혁을 기회로 중도방죽에 있는 간척지를 이백 말뚝이나 사 들이고 염전으로 만들기 위해 양수기로 바닷물을 퍼 올리다가 성난 소작인들의 낫에 찔려 죽임을 당한다. 정현동의 주검은 논고랑에 쳐 박혀 틀틀대며 꺼져가던 발동기와 함께 바닷물이 담긴 논에 눕게 되고 홧김에 낫을 휘둘렀던 소작인들은 산으로 내빼는 것이다. 바로 봉건적 토지소유제도에서 비롯된 계층의 분화와 그 구조 안에서의 갈등이 이념적 대결 구도로 변화되면서 6·25로 연결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태백산맥」은 등장인물들을 여러 가지로 대립시키고 또한 비교하도록 유도하는 갈등의 모티브를 설정하고 있다. 지식인 파르티잔 염상진과 우익 행동대장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아우 염상구의 관계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다. 토지의 소유를 둘러싼 지주계층과 소작인들의 갈등을 인식한 염상진은 현실 사회의 모순을 타파한다는 미명으로 사회주의적 혁명을 꿈꾸는 이념의 신봉자로 변모한다. 반면, 그의 동생 염상구는 형에 대한 자신의 열등감에서 비롯된 반감으로 우익에 가담하여 사회주의자들의 색출과 검거에 혈안이 된다. 결국 이 두 형제들의 이야기는 우리 민족이 겪은 아픔을 축소해 그려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등장인물 가운데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민족주의자 김범우가 있다. 그는 대립적인 두 세력 가운데에서 그들을 매개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태백산맥」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부분이 김범우라는 인물의 성격인데 어떻게 보면 회색주의적 인물의 위치이다.


「소설 태백산맥 다시 읽기」의 저자 권영민 교수(서울대)는 “나는 이것을 조정래의 세계관 또는 이념의 한 측면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한다. 따라서 작가 조정래는 이러한 인식에서 어느 한편도 일방적으로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점에 대해 작가는 "나는 그저 민중의 편에서 그들의 질곡된 삶을 통해 역사를 복원하려고 노력했을 따름이다. 작품 가운데 내가 지향하는 인물은 없지만 굳이 어느 한 인물을 지적하라면 서민영 같은 사람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태백산맥」은 작가의 이러한 의도와는 달리 지난 1994년 자유총연맹 등 반공 단체들에 의해 이적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비방과 함께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백산맥」이 거두고 있는 분단 문학으로서의 소설적 성과는 ‘민족의 동질성 회복과 함께 민족사회의 내재적 모순을 비판하는 자세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공감을 얻었다는데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소설 「태백산맥」은

대일본제국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후 한반도에서는 좌파와 우파간의 사상대립이 심각해지는데, 이는 전라남도 보성군의 벌교읍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숯장수 염서방의 아들인 염상진과 추종자들에 의해서 점령되어 인민재판이 벌어지기도 하고, 그들의 패주로 염상진의 동생이자 건달패인 염상구와 청년단원들이 되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좌파인사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모든 사람이 평등한 세상을 만든다는 이상을 갖고 공산주의 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출신의 이지숙은 야학교사로 일하며 구연동화를 빙자한 수업으로 계급투쟁 의식을 고취시키고, 남로당 보성군당위원장 염상진과 그의 추종자 하대치, 안창민 등은 계엄군 사령관 심재모 중위와 대립하면서 명석한 머리와 냉정한 성격으로 빨치산운동을 지도한다.


얼마 후 한국전쟁이 벌어지고, 염상진은 해방구(공산혁명세력이 중앙 권력의 지배를 배제하고 그 세력을 확립한 지역)주민들의 몰이해와 추위, 빨치산의 도움이 없으면 생존자체가 불가능하면서도 협조하지 않는 일부 인민군부대의 이기주의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빨치산운동을 지도하지만, 토벌대에게 포위당하게 되고 동지들과 함께 수류탄으로 자살한다. 그리고 그의 무덤 앞에서 동지들은 염상진의 사회혁명의지를 계승할 것을 다짐한다.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 때까지 치열했던 이념 대립과 민중들의 한(恨)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출판 당시 우파진영으로부터는 좌파에 치우친 작품, 이적물이라는 비난을 받았으나,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지식인들의 대화에서는 모두 표준말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대다수 주인공들의 대사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고,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을 그림 그리듯이 자세히 표현하여 지역고유의 개성을 잘 드러내었다.



등장인물

김범우 집안

김범우 : 민족의 일치를 강조하는 중도 지식인이다. 격동이 심했던 한국현대사에 휘말려, 순천중학교 교사, 남로당 서울시당 공작원등 다양한 경험을 겪는 인물로, 극단을 피하는 중도노선 때문에 극좌파인 염상진과 극우파인 선우진으로부터 모두 공격받는다.


김사용 : 김범우, 김범준의 아버지이자 지주이다. 소설속에서 김사용은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다른 지주들과는 달리, 노블레스 오블리주(선비정신)를 실천하여 사람들에게 이념과 상관없이 존경받는 인물로 나온다. 실제로 김사용은 일제 강점기에 막대한 재산을 큰 아들 김범준이 가담한 사회주의계 독립운동을 위해서 아낌없이 썼으며, 큰 아들의 고생을 생각해서 검소하게 살았다. 다른 집에서는 아들 출세가 자랑거리이지만, 김사용에게는 큰 아들이 독립운동에 가담하여, 동족을 위해 헌신하는 게 자랑거리였던 것이다. 또한 그는 신분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아는 다른 양반들과는 달리, 자신보다 신분도 낮고 배움도 없는 숯장수 염무칠과 그의 큰 아들 염상진을 존중한다. 그래서 염상진이 사범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도 스스로 농민의 길을 걸어가자, 이를 기특하게 여기면서도 "자네 춘부장(남의 부친을 가장 높여서 부르는 호칭)께서는 자네가 선생이 되기를 바라심서 많은 고생을 허신 것으로 아는데..."라고 말한다. 덕분에 염상진이 탐욕스러운 지주를 응징함으로써 공산주의를 농민의 편을 드는 사상이라고 선전하기 위해 벌인 인민재판에서 살아남지만, 사람보다 사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극좌파인 염상진을 보면서 깊은 상처를 받는다.


김범준 : 김범우의 형이자 김부자의 큰 아들이다. 중국 체류시 사회주의 성격의 독립운동에 가담했으며, 귀국 후에는 인민군 군관으로 복무한다. 공산주의자라면 민족을 우선해야 한다고 믿는 민족주의적 공산주의자이다.


염상진 집안

염상진 : 남로당 보성군당 군당위원장이자 극좌파이다. 일제강점기때부터 적색농민운동을 주도했을 정도로, 공산주의 사회 건설에 열정을 갖고 있다.


염상구 : 염상진의 동생. 아버지의 노골적인 편애 때문에, 형을 미워하여 극우성향을 보이는 건달패이다.


염무칠, 호산댁 : 염상진과 염상구의 부모이다. 염무칠은 전혀 가진 것이 없었지만, 젊은 사람이 열심히 살려고 하는 모습에 감탄한 숯 도매상과 선암사 주지 스님의 배려로 숯장사를 시작하였다. 곰같은 염서방이라고 불릴 만큼 억척스럽게 일한 덕분에 큰 아들 염상진을 사범학교에 진학시키지만, 사회주의 농민운동에 가담한 큰 아들의 진로선택에 충격받아서 죽었다.


작은아들 염상구도 형만 예뻐하는 아버지의 편애에 대한 상처가 커서 건달패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염서방을 두 아들이 잡아먹었다고 수군거린다. 호산댁도 자식들 때문에 고생하기는 마찬가지. 모성애가 지극한 호산댁은 서로 미워하는 두 아들을 보면서 마음 아파한다. 염무칠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보편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인다면, 호산댁은 자녀가 잘났던, 못났던 차별없이 사랑하는 모성애를 보인다.


죽산댁 : 염상진의 아내이다. 여성가장인 그녀는 자신이 없으면,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없는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이지숙의 요구를 "부부가 공산주의 운동에 같이 미치면 집구석은 누가 돌보겄소?"라며 물리치고 여맹에 가입하지 않는다. 고집이 센 이지숙은 꼭 설득하고 싶어하지만, "그분의 뜻이 그렇다면 강요하면 안 됩니다."라는 안창민의 설득으로 더 이상 여맹가입을 요구하지 않는다.


광조, 광순 : 염상진의 자녀들이다. 광조는 자신의 사상을 헌신적으로 실천하는 아버지를 존경하여, 커서 어른이 되면 아버지 같은 사내대장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광순은 일하느라 바쁜 어머니를 대신하여 동생을 잘 돌보는 속 깊은 누나이다. 그래서 죽산댁은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도 삐뚤어지지 않고 잘 자라는 광순과 광조를 보면서 속으로 미안해한다. 빨치산 활동을 하느라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의 무책임한 모습을 보고 자란 광순은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동생 광조를 보면 불안하기 그지없다.


김범우의 친구

손승호 : 김범우의 사범학교 친구. 사회과학 출판사 편집자로 근무하면서 친일미청산을 고발하는 책을 만들었는데, 이 때문에 공산주의자로 몰려 탄압 당한다. 광복이후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 비판적 의식을 갖고 있다.


정명환 원장 : 자그마한 개인병원 원장이다. 자신의 의술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데 쓰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받는다. 부상 입은 안창민을 도왔기 때문에 강제로 보도연맹원이 되어야 했고, 이 때문에 보도연맹 사건 때 간호사 강양이 이승만 정권의 국가폭력으로 살해당하자, 사람보다 이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교원

선우진 : 북한이 공산화되어가자, 월남한 영어교사이다. 공산주의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차 있는 극우파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간다.


안창민 집안

안창민 : 몰락한 소지주의 아들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염상진과 함께 공산주의 운동에 적극 가담한다. 외모는 유약하지만 속마음은 다부진 외유내강의 인물.


신씨 : 안창민의 어머니. 남편 안서규의 주색 때문에 몰락한 소지주이다. 불교 신자인 그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다른 지주들과는 달리, 소작인들에게 낮은 소작료를 받으며 농사에 필요한 비용도 자신이 냈다. 물론 토지개혁이 시행되자, 자신의 토지를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모두 소작인들에게 무상으로 넘겼다.


그래서 소작인들은 안창민이 빨치산 운동에 가담하여 집을 비우자, 그를 대신하여 신씨를 정성껏 돌본다. 실제로 소작인이었다가 신씨 부인의 배려로 땅을 갖게 된 방서방은 안창민이 없는 동안에 방이 차면 장작을 때고, 아내 가실댁이 정성을 들여서 만든 김치속과 잣죽을 가져다가 대접한다.


하대치 집안

하대치 : 염상진의 추종자. 소작인으로 일할 때 염상진의 영향을 받아서 열렬한 공산주의자가 되었다. 광복이후 공산주의 운동에 적극 가담한다.


들몰댁 : 하대치의 아내. 배움은 없어도 속이 깊다. 그래서 하대치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시아버지 하판석 영감이 하대치에게 숙청당한 지주들과 부자들의 아들들에게 테러를 당해서 죽자, 무당 소화의 배려로 식모가 된다.


효심이 깊은 들몰댁이 급사한 시아버지가 좋은 곳에 갈 수 있도록 굿을 부탁하러 왔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좌파라는 사실에 동질감을 느낀 소화가 들몰댁을 일하느라 바쁜 자신을 대신해서 집안살림을 돌보는 식모로 고용한 것이다. 그날 이후 들몰댁은 정하섭과 힘겨운 사랑을 하는 소화를 옆에서 지켜주는 든든한 사람이 된다.


길남, 종남 : 들몰댁의 두 아들이다. 길남이 형이고, 종남이 동생이다. 길남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의젓하게 동생 종남을 돌보는데, 이는 어머니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혼자서 집안살림을 꾸리느라 몸과 정신이 고단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서민영 선생과 주변인물

서민영 : 진보기독교지식인이다. 기독교 사회주의와 무교회주의를 실천하는 평신도 신학자이기도 하다.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토지를 기독교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농장으로 만들었으며, 교사로 근무한 경력덕분에 배움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야학을 열어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기초학문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이러한 기독교 사회주의이념은 순천중학교 영어선생 시절 제자였던 김범우와 손승호에게 영향을 주었다. 예수를 믿음과 경배의 대상이 아닌, 기독교인들이 모방해야 할 실천적 선구로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검소하게 살고 있다.


이지숙 : 전라남도 담양군 지주의 딸이자 공산주의자이다. 사회주의자였던 오빠의 영향으로 공산주의 운동에 적극 가담하며, 한국전쟁중에는 여맹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자신의 신념 때문에 학교에서 해직 당하자, 서민영 선생이 운영하는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사회주의 의식을 고취시킨다.


황순직 : 1949년 북한에서 내려온 개신교 목사이다.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기존 개신교 교회의 텃세 때문에 도시에 뿌리내리지 못하자, 순천교회 장 목사의 추천서를 받아서 서민영 선생을 찾아온다. 하지만 다른 종교와의 대화, 공산주의의 반(反)종교정책에 대한 이해, 기독교의 토착화 등에 대한 견해차이로 논쟁만 벌이다가 헤어지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서민영 선생은 미군정과의 결탁, 반공주의, 다른 종교와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배척, 민중들에 대한 무지 등의 한국교회의 문제점들에 대해 마음 아파한다.


소화 집안

소화 : 어머니때부터 무(巫)에 종사해온 무당이다. 정하섭을 매우 사랑하여 그를 위해 헌신한다.

월화 : 소화의 어머니이자 미혼모이다. 그런데 정참봉과의 사랑으로 낳은 딸 소화도 자신처럼 미혼모가 된다.


정하섭 집안

정하섭 : 양조장 정현동 사장의 큰 아들이다. 아버지의 물질숭배에 대한 반발로 열렬한 사회주의자가 된다.


정현동 : 정하섭의 아버지이자 물질숭배자이다. 토지개혁을 피해 논을 염전으로 만들려고 하다가, 생존권을 지키려는 소작인들이 휘두른 낫에 맞아죽는다. 이 사건으로 소작인들이 재판을 받게 되자, 서민영 선생은 다른 소작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변호사를 고용하지만, 지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재판관들에 의해 사형, 장기간의 징역이라는 중형을 언도받는다.


낙원댁 : 정하섭의 어머니. 남편 몰래 아들을 돕고 있다. 물론 아들을 돕는 것은 공산주의에 찬성해서가 아니라, 아들을 사랑하는 모성애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정사장은 공산주의 운동을 도왔다는 이유로 재판까지 받는다.


그외 인물

조원제 : 빨치산 소년전사이다. 경제학자인 박현채 선생을 모델로 하였다.


최익승 : 부정부패로 얼룩진 국회의원. 선거철이 되면 뇌물을 뿌려 표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민중들의 존경을 받는 서민영 선생과 전명환 자애병원 원장이 깨끗한 정치를 선언한 안창배 후보를 지지한데다가, 최익승의 부정선거에 의분(義憤)을 느낀 민중들에게 외면 받으면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다.


양효석, 현오봉 : 부잣집 아들들이다. 아버지가 염상진에 의해 살해당하자,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한다.


송경희 : 광복이후 좌파 문학계의 계급투쟁문학에 반발,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시인지망자.


심재모 : 한국군 장교이다. 일제강점기 말에 학병으로 끌려갔다가 귀국한 뒤 한국군에 자원입대하였다. 벌교에 계엄군 사령관으로 내려와 근무하면서 염상진의 숙적이 되었다. 사령관 시절. 가난한 사람들은 강자가 약자들을 희생시켜서 생존하는 잘못된 사회구조 때문에 생긴다는 서민영 선생의 조언에 따라 가난한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심각한 부정부패, 구타만연 등 당시 한국군 내부의 악습들로 인해 고뇌한다.


백남식 : 한국군 장교로 심재모 후임의 벌교 계엄군 사령관이다.


기타 270여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출처 : 崇仁堂(atman)
글쓴이 : 숭인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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